언론탄압

지난 14일 오전 서울 남대문로 YTN 건물 대회의실. 거친 욕설과 몸싸움이 오갔다. 새 사장을 선임하기 위한 임시 주주총회에서 YTN 노조의 빗발친 항의로 구본홍 씨를 YTN 사장에 선임하기 위한 안건 상정이 무산된 것이다. 이사회는 추후 시간과 장소를 협의해 위임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으나 노조의 거센 반발로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 공영방송 사수를 외치는 언론 노조의 반발 움직임이 새로운 것은 아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아리랑 TV 사장에 정국록, 스카이라이프 사장에 이몽룡 등 낙하산 인사를 앉히면서 한 차례 잡음이 일었었다. 그러나 낙하산 인사의 사장 선임은 차질 없이 이루어졌고, 인수위 시절 이 대통령의 언론 특보를 지낸 구본홍 씨만이 낙하 휘슬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24시간 뉴스 채널에 친정부 성향의 사장이 내정된다면 뉴스 아이템 선정에서부터 편집에 이르기까지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할 공산이 크다. 언론은 그야말로 정부를 견제하는 '감시견'에서 정권의 '하수견'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어디 유선방송뿐이겠는가. 이명박 정권의 언론을 장악하려는 시도는 지상파 2개사에 대한 탄압으로 이어지고 있다. 광우병 쇠고기 파동과 관련해 보도한 PD수첩은 현재 검찰 수사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번역가 정지민 씨가 오역 논란을 제기하면서부터다. 검찰은 번역 과정에서 PD수첩 제작진의 의도성 오역은 없었는지 수사 중이다. 자사 방송국을 비롯한 언론에 제작진의 실수가 있었던 점을 인정하고 자체 프로그램을 통해 해명까지 했는데도 검찰은 요지부동이다. 해명방송은 법적 규정에 어긋나며, 관련 녹화 자료를 전부 제출할 때까지 PD수첩의 숨통을 조이겠다는 의도다. 한편 검찰은 KBS '뉴스9'이 감사원의 KBS 감사 관련 내용을 보도했다는 이유로 경고 조치를 내렸다. 이명박 정권의 논리대로라면 공영방송국은 정권의 입맛에 맞는 보도만 해야 한다. 정권의 눈 밖에 나면 무조건 역적으로 몰리는 세상이다. 국민은 아는가. 우리의 아까운 세금이 이런 시답잖은 일에 쓰이고 있다는 사실을.


이명박 정권은 심지어 인터넷 포털업체를 상대로 압박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의제설정 기능을 일익 담당하는 다음, 네이버 등 인터넷 포털업체에는 비상이 걸렸다. 반정부적인 뉴스를 위주로 메인 화면에 노출시켰다는 이유 때문이다. 네이버는 현 정권의 곱지 않은 시선에 뉴스 편집권마저 포기했다. 수용자는 본인의 취향에 맞는 기사만을 메인 화면에서 볼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그나마 메인 화면에서 볼 수 있었던 정치, 경제 등 경성 뉴스도 이제는 사라질 판이다. 일부 관심층을 제외하고는 스포츠, 연예, 오락 등 연성 뉴스에 수용자들의 이목이 쏠릴 것이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의 언론탄압이 심히 우려되는 결과 가운데 하나다.

by 칭기스킴 | 2008/07/17 22:15 | INSPIRATION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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